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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재료

청어 과메기와 수르스트뢰밍, 다양한 보존식품

by 바바비바 2023. 2. 8.

접시 위 청어 두마리

청어의 엄청난 어획량은 다양한 보존법의 개발과 요리를 만들었다.

 

생김새와 생태

청어는 바닷물고기로 정어리와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그 생김새가 비슷하나 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가 있습니다. 청어의 측면에는 방사형 융기선이 없습니다. 정어리와 달리 꼬리에 비늘이 없고 옆구리에 검은 점이 없습니다. 청어의 길이가 20~30cm 정도며 늘씬하고 납작한 형태입니다. 등은 짙은 청색이며 배는 은백색입니다. 주로 플랑크톤성 갑각류를 먹습니다. 대표적인 한해성 어류로, 12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에 산란합니다. 알은 암컷의 몸 크기에 따라 다르며 한 번에 2만-20만 개를 낳습니다. 몇 주 만에 바위나 해조류로 덮인 바닥에서 부화합니다. 성숙하는 데는 4년의 시간이 걸리고 수명은 20년 정도입니다.

 

'바다의 은(The Silver Of The Sea)'이라고 불리는 청어

물 반 청어 반, 어마어마한 개체 수를 자랑하는 청어. 청어 어업이 창출한 경제의 규모는 한 지역과 국가의 흥망이 어획량에 좌지우지될 정도로 거대했습니다. 일단 어업을 하면 엄청나게 잡혀서 청어잡이를 할 때는 그물을 사용했습니다. 워낙 어획되는 양이 거대해서 단시간에 소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냉동 유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근대 이전까지 바다를 끼고 있는곳이라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청어는 중요한 먹거리였습니다. 전 세계의 청어 보존 식품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한국의 과메기와 청어알젓, 일본의 미카키니싱, 유럽의 훈제 청어와 청어 초절임,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 등이 있습니다.

 

요리: 말리고 절이고 훈연하고, 다양한 보존식품들

말린 청어, 건어물

차가운 바람이 불 때면 생각나는 한국의 별미음식으로 과메기가 있습니다. 막대기에 꿰어 겨울 바닷바람에 청어를 말린 것으로 현재는 꽁치로 만들지만 원조는 청어입니다. 현대에 들어 청어의 개체수가 감소함에 따라 대체재인 꽁치로 주로 만듭니다. 내장을 제거하지 않은 채 말린 것을 통과메기라고 부릅니다. 이 통과메기 사실 원조라고 할수있습니다. 현재 유통되는 과메기의 대다수는 내장을 제거하고 반으로 가른 편과메기입니다. 편과메기는 1990년대에 대량공급을 위해서 새롭게 개발된 신식 기법입니다. 전통적으로는 부엌의 살창에 통째로 걸어서 겨울바람에 말리는 냉훈법으로 생산하였다고 합니다. 본래 과메기는 동해안 전역에서 소비하는 보존식품이었습니다. 과메기는 포항시 영일만, 구룡포의 청어로 만든 과메기가 특히 유명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청어가 남아돌기 시작해서 다시 제조하고 있습니다. 쌈장이나 초장에 찍어 각종 쌈채소나 미역, 다시마와 함께 먹는다. 일본에서는 미가키 니싱, 또는 니싱미가키라고 합니다. 내장을 모두 제거하고 훈연 처리하여 바싹 말린 것으로, 주로 물에 불려서 북어처럼 국물을 내서 먹습니다. 교토에서 유명하며 교토는 바다에서 멀어 해산물을 먹기 힘들었기 때문에 보존성을 높이는 것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유럽에서는 청어포라고 하여 스칸디나비아의 바이킹들이 주로 만들어 먹었습니다. 굉장히 단단한 것이 특징입니다.

 

절인 청어, 피클(Pickled herring)

한국에서는 유럽의 청어절임과 유사한 강원도, 함경도 지역의 향토 음식이 있었으나 현재는 기록으로만 남은 사라진 식문화입니다. 요리법은 청어 100마리에 소금 두 되를 잘 말린 장독에 넣어 절이는 것입니다. 유럽에는 청어 필레를 양파, 오이, 당근을 비롯하여 후추와 겨자씨 등 각종 향신료, 소금과 화이트와인, 식초에 절여서 만든 독일의 롤몹스와 비스마르크가 있습니다. 술을 마시고 난 뒤 해장할 목적으로 아침식사(Katerfrühstück)로 즐겨 먹습니다.이와 비슷하지만 소금물을 쓰는 네덜란드의 하링이 있습니다. 하링은 어린 청어를 사용해 크기가 작은 것이 특징입니다. 늦봄과 초여름 사이에 잡히는 청어를 절입니다. 보편적으로 먹는 방식은 청어 꼬리를 손으로 집어 올린 다음, 입은 벌리고 고개를 뒤로 젖혀 통째로 먹는 방식입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통조림으로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대개 토마토소스에 조린 것을 담아서 팝니다. 영국에서는 스카치 큐어(Scotch Cure)라고 하는 방식이 유명합니다. 청어가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내장을 바로 제거합니다. 나무통에 굵은소금과 함께 빼곡하게 담습니다. 그렇게 소금이 청어에서 흘러나온 물에 녹아 섞이면서 청어를 절이게 됩니다. 스웨덴의 스코네 지방에서도 여전히 청어 절임을 생산합니다. 더 나아가 보트니아 만의 묽은 바닷물로 발효한 것이 바로 그 악명 높은 수르스트뢰밍(Surströmming)입니다. 스웨덴의 통조림 식품으로, 꽤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요리입니다. 세계 최악의 악취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훈제 청어

과거 발트 지역에서 기원한 것으로 강한 불을 피워 빠르게 청어를 보존 처리했습니다. 이를 버클링(Buckling)이라고 합니다. 열훈법으로 바싹 훈연한 청어를 의미합니다. 영국의 레드 헤링과는 다르게 강한 열에 빠르게 훈연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발트 3국 말고도 독일에서도 즐겨 먹었습니다. 덴마크 보른홀름 지역에서도 즐겨 먹었는데, 여기서는 생선의 내장을 제거한 후 잠시 절였다가 바싹 훈연하는 식으로 만듭니다. 영국에는 레드 헤링과 키퍼라 불리는 훈제 청어 요리가 있습니다. 레드 헤링(Red Herring)은 염장법이 개발된 16세기 이전부터 만들진 가장 기본적인 청어 가공품입니다. 가장 이른 기록은 13세기로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청어를 몇 주간 적갈색이 될 때까지 바싹 훈연한 것입니다. 덜 훈연한 것은 은은한 황금색을 띠는데 이를 골든 헤링이라고 합니다. 한편 몇 달간 훈연해서 시꺼멓게 변한 청어를 블랙 헤링이라고 부르는데, 엄청난 보존성을 자랑합니다. 주로 카리브 및 아프리카 식민지에 식량으로 수출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생산되지 않습니다. 냄새가 매우 심하기 때문입니다. 키퍼(Kipper)는 내장을 제거한 청어를 세로로 반으로 갈라 염장한 후, 막대기에 꿰어 훈연탑에 건 뒤 훈제한 것입니다. 바싹 훈연하면 레드 헤링이 됩니다. 레드 헤링과 키퍼는 현재도 영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해산물 요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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